직접민주주의를 확대할 것인가
직접민주주의의 멋진 어감에 끌려 막연하게 직접민주주의를 외치고 있는 분들이 있다면 잘 생각해 보시라고 드리는 말씀이다.
우리나라가 직접민주주의국가에 속하게 되려면 1) 국민들의 몇% 이상의 서명으로 법안등을 발의할 수 있어야 하고, 2) 중요한 법률 제정 등의 행위에 관해서는 국민 투표를 통해 결정해야 하고, 3)정치인의 국민 소환제가 가능해야 한다. 혹 이 중의 한 두가지라도 따르게 되면 직접민주주의가 확대되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직접 민주주의는 집회와 시위의 자유와는 별 상관이 없다. 집회와 시위는 직접민주주주의든 간접민주주의든 민주국가에서 보증하는 자유이다. 어떤 사람들은 촛불집회 자체가 직접민주주의의 확대라고 생각하는 모양인데, 그렇지 않다고 본다. 집회를 대대하게 하는데도 정치권이 이를 반영하지 않아 직접민주주의의 필요성이 대두될 뿐이지, 집회의 구호의 압박으로 정치권이 정책의 방향을 돌리게 된다면 그것은 되려 간접민주주의에서 일어나야 할 일이 일어났을 뿐이다. 집회에 참가하지 않는 사람들의 목소리는 동등하게 반영되지 않고, 집회에 참여한 집단의 효과적으로 모아진 목소리에 정치권이 압박을 받아 결정을 바꾸는 결과를 낳는 것은 아주 전형적인 간접민주주의의 모습이다.

되려 직접민주주의라면 집회를 그렇게 많이 이용할 필요가 없고 법이 허용하는 직접민주주의의 방식을 이용해서 국가 중대사에 대한 결정을 국민이 하면 된다. 국민 한명 한명의 의사가 모두 동등하게 반영된다. 간접민주주의에서는 다양한 이익집단, 혹은 다양한 사회 운동체들이 정치권을 다양한 방식으로 압박 혹은 설득하게 되고 이 압박과 설득에 성공한 집단의 의견이 반영된다. 이 압박의 방식엔 로비나 이권의 제공이 있을 수도 있지만, 또 거리의 집회와 자유언론의 선전도 사용된다. 

현재 촛불집회의 정치 구호를 안고가는 소위 진보로 분류되는 집단의 입장에선, 직접민주주의가 반드시 내편만은 아니라는 것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현 제도를 개혁하려는 과격한 주장은 주로 20대 (그리고 투표권 없는 10대)의 지지를 자동으로 받기 마련이고, 30-50대는 사안에 따라 갈리는 반면, 60대 이상에서는 호응을 받기 힘들다. 30-50대가 평균 반반으로 갈린다 치면, 고령화에 의해서 결국 대중은 전반적으로 보수적이 될 것이며 이런 현상은 앞으로 더욱 심화될 것이다. 즉, 사회를 운영하는 더 중요한 젊은 구성원들의 목소리와 현직에서 떠난 뒷방 어른들의 목소리가 동등하게 반영되는 것이다. 이런 경우 젊은세력의 목소리는 간접민주주의 제도를 통해 더 강력한 비중으로 정치권에게 전달 된다. 

현 시국에서, 선거로 당선된 정치권을 젊은 세대가 거부하는 상황은, 선거를 노인들이 좌우하고 있다는 딜레마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이 딜레마는 직접민주주의의 확대로 더 깊어질 수도 있다. 대의정치의 의의는 선거로 뽑은 정치가들이 자신을 뽑은 사람을 대변한다는 측면 이외에도 전문 정치인은 전문성을 가지고 정책과 법을 결정할 것이라는 기대에 있다. 그 존중을 받을 자격이 있는 전문 정치인이라면, 새로운 미래를 잘 보지 못하는 노인들의 의사보다는 사회를 이끌어가는 연령의 의사에 더 비중을 둘 것이다. 나아가서 자격있는 정치인이라면 인기에 영합하기 보다는 여러 의견중 좀더 합리적인 의견에 좀 더 비중을 두어서 고려할 것이다. 간접민주주의는 정치인이 자신의 존재가 국민의 의사에 달려 있음을 인식하기에 내 의견을 반드시 신중하게 고려하지만, 그러나 또한 모든 사람들의 의견을 잘 따져보아 나보다 현명한 결정을 해주기를 바라는 그런 제도이다. 간접민주주의의 대의정치는 그런면에서 국민들이 정치라는 게임에 다양하게 참여할 융통성을 허용하며 그런 와중에 구성원 간의 의견 협의가 좀더 활발하게 일어나게 할 수 있다. 물론 그의 부정적인 결과 역시 충분히 가능하다. 

이런 점들을 고려하면서 직접민주주의의 확대가 과연 현재 우리에게 적합한 방향인지 알아서 생각해 보시압.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역 국회의원 국민소환제 정도는 긍정적으로 고려해 보아야 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그런 제도가 있다는 자체가 의원들에게 주는 상징적 압박이, 선거를 노인들이 좌우한다는 딜레마를 조금 덜지 않을까 싶네요. 아무래도, 소환을 원하는 비판적인 쪽은 젊은 세력이기 마련이고, 그리고 소환의 가능성은 젊은 이들의 지역 정치에 대한 관심을 높이지 않을까 합니다. 

: 노인들을 무능력자로 생각하는 것은 아닙니다. 노인들의 오랜 경험이 되려 날카로운 직관을 만들어 낼 수도 있는 것이니까요. 다만 그 노인들의 의견이 너무 강하게 정치에 반영된다는 점에서 사회 전체에 좋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입니다.
by Rudy | 2008/06/22 10:56 | 왜냐면 | 트랙백(3)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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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살아가기 at 2009/04/12 21:19

제목 : 직접민주주의 헌법이론
직접민주주의 헌법이론 - 이 내용은 '혁명의 시대', '민주적 세계관 도해'의 관련 부분을 정리한 것임 - 새로운 헌법이론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민주주의의 요청에 따른 헌법과 주권의 이해' 참조 정치공동체 정치[각주:1]는 공동체[각주:2] 구성원들의 '총체적 의사'의 형성과정이다. 정치과정을 통해 공동체와 공동체 구성원의 이익은 종국적으로 합치된다. 따라서 '정치공동체'는 다른 공동체와는 달리 공동체 구성원들의 '총체적 이익을 대표' 한다.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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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민주주의 헌법이론 - 이 내용은 '혁명의 시대', '민주적 세계관 도해'의 관련 부분을 정리한 것임 - 새로운 헌법이론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민주주의의 요청에 따른 헌법과 주권의 이해' 참조 정치공동체 정치[각주:1]는 공동체[각주:2] 구성원들의 '총체적 의사'의 형성과정이다. 정치과정을 통해 공동체와 공동체 구성원의 이익은 종국적으로 합치된다. 따라서 '정치공동체'는 다른 공동체와는 달리 공동체 구성원들의 '총체적 이익을 대표' 한다.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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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직접민주주의 헌법이론 - 기본권에 관한 이론
직접민주주의 헌법이론 - 기본권에 관한 이론 직접민주주의 헌법이론 혁명의 시대 민주적 세계관 도해 인간의 권리주체성 인간은 인식과 의사, 행위의 독립성을 지닌 독립적 존재이다. 인간의 인식과 의사 행위의 근거와 목적은 각인에게 있다. 인간의 권리주체성은 천부의 인권이며, 훼손할 수 없는 가치이다. '생명권', '신체의 완전성에 대한 권리', '의사의 자유'는 '인간의 권리주체성'과 직접 관계되는 권리로서, 언제 어디서나 침해되어서는 안된다......more

Commented by Jeff at 2008/06/22 15:04
걱정하시는 것처럼 직접민주주의를 전면적으로 주장하는 것은 아니라고 보입니다. 대의제 정당정치가 심각하게 오작동하고 있으니, 그걸 보완하는 측면에서 직접민주주의를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겠죠.

탄핵 외에는 행정부 수반을 견제하고 통제할 장치가 없는 무기속의 대의정치가 주권의 지배를 받지 않는다는 것이, 헌법질서 자체를 붕괴시킨다고 할까요. 그런 의미에서 주권의 통제를 강화하는 방법의 하나로써 논의되는 시점입니다.
Commented by Rudy at 2008/06/23 00:17
통제할 장치가 없다는 사실 그 자체로 뭔가 불완전하다고 볼 수 있겠지요.

그러나 미국에서 부시의 지지율이 평소 엄청 낮았었으나 막상은 다시 당선이 되었다는 사실 역시 찜찜한 측면 입니다.
즉, 막상 투표소 앞에선 사람들은 보수적으로 작동하고, 뚜껑을 열어보면 되려 소환당할뻔했던 정치인의 입지만 정당화되는 것이죠.
차라리 국민투표를 하지 않는다면 낮은 지지율의 압박이 유효한데 말이죠.

이명박의 지지율이 7%를 치더라도 막상 정말 소환이라는 시험대에 올려놓으면 결과는 전혀 다르게 나올 거라는 느낌입니다만..(어디까지는 주관적 느낌이죠.) 그렇게 될 경우 이명박은 원래 하고 싶었던 온갖 정책을 탄력받아 하는 결과가 되는 것이죠.

노무현이 국민투표와 재신임을 자꾸 언급한 것도 그런 판단이 있었던 것일까요?

물론 이런 현재의 상황때문에, 제도상의 결함을 그대로 내버려 둘 수는 없다고 생각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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